채점표를 나눠준 회사가 이제 답안 대필까지 — Presence·헬스·국가과학, OpenAI의 수직 확장 주간
한줄평
OpenAI의 확장 문법이 바뀌었어요. 모델을 파는 게 아니라 업종(컨택센터·헬스케어·국가과학) 안에 자사 인력과 함께 들어갑니다. Anthropic이 SI를 채널로 쓴다면 OpenAI는 스스로 SI가 되는 중이에요. 국내 팀에겐 경쟁 신호이자 템플릿 — 특히 주간 3억 건이라는 건강 질문 수요는 한국 서비스가 방치 중인 시장입니다.
지난주 OpenAI CFO가 AI ROI 채점표를 나눠줬다고 썼는데, 이번 주엔 그 회사가 답안 대필 서비스를 열었어요. 7월 22일 발표된 OpenAI Presence — 고객지원·아웃바운드 영업·사내 워크플로우용 음성/챗 에이전트를 기업에 배포해 주는 플랫폼인데, 핵심은 배포 방식이에요. 셀프서브가 아니라 OpenAI의 Forward Deployed Engineer와 지정 SI가 직접 들어가서 첫 워크플로우를 함께 구축해요. 그리고 같은 주에 의료기록 연동(Health in ChatGPT 전면 롤아웃)과 미 에너지부 국가과학 프로그램 지원까지 나왔어요. 사흘간의 발표 세 건을 겹치면 하나의 문장이 읽혀요. OpenAI는 이제 모델을 파는 게 아니라 업종 안으로 들어가요.
Presence: 자사 지원 라인이 데모다
Presence의 영업 자료는 OpenAI 자신이에요. 자사 영어 전화 지원 라인을 Presence로 돌리는데, 인바운드 문의의 75%를 사람 개입 없이 해결하고, Codex 기반 개선 루프(운영 로그를 분석해 개선안을 제안하면 팀이 검토·승인)가 열흘 만에 인간 이관율을 15%p 낮췄다고 해요. 출시 고객은 BBVA(멕시코 뱅킹 음성 지원), SoftBank(일본어 고객 대화 테스트), 호주 보험사 IAG(재해 시기 고객 지원)이고요.
눈에 띄는 건 이 수치들의 형식이에요. 해결률, 이관율 감소 — 정확히 지난주 채점표의 문항(유용한 작업, 신뢰성)에 대응하는 지표예요. 측정 프레임을 먼저 배포하고, 그 프레임으로 채점했을 때 좋은 점수가 나오는 제품을 뒤이어 내놓는 순서 — 우연이라기엔 너무 잘 맞물려요.
그리고 이 방식은 어디서 본 구도예요. 지난달 Anthropic이 TCS·DXC를 채널로 끌어들일 때 저는 다음 전장이 SI 채널이라고 썼는데, OpenAI의 답은 방향이 달라요. Anthropic은 SI를 채널로 쓰고, OpenAI는 스스로 SI가 되려 해요. FDE가 현장에 들어가고, 가격은 "추후 공개"(The Register의 표현으론 "boots-on-the-ground 가격")인 컨설팅형 사업이니까요.
Health: 3억 명의 질문 위에 정식 제품을 얹다
7월 23일부터 Health in ChatGPT가 미국 전역 성인 사용자에게 롤아웃됐어요. Apple Health와 지원 의료기관 기록(Epic·Oracle Health 계열, One Medical, Function Health 등)을 연동하면 약물·검사 결과·진료 이력을 맥락으로 대화할 수 있고, Free부터 Pro까지 전 플랜 대상이에요. OpenAI가 공개한 배경 수치가 이 제품의 논리를 설명해요. 주간 3억 명 이상이 ChatGPT에 건강 질문을 하고(1월 2.3억에서 증가), 1월 파일럿 때 건강 대화의 70% 이상이 전용 허브 밖에서 일어났대요. 수요는 이미 제품 밖에 존재했고, 이번 발표는 그걸 정식 표면으로 끌어올린 거예요. 학습 제외·광고 타기팅 제외·연결 해제 시 30일 내 삭제 같은 프라이버시 약속과, "진단·치료용이 아니다"라는 면책도 같이요.
국가과학: 작은 수표, 큰 서사
세 번째 발표는 미 에너지부 Genesis Mission(17개 국립연구소, "10년 내 미국 연구 생산성 2배" 목표) 지원이에요. 연구자 약 2,000명에게 $4M 상당 Codex 접근, 두 개 과학 캠페인(고온 초전도체, 거시분자 지도)에 $3M API 지원, $2.5M에 $10M 상당 크레딧 딜, 그리고 선별된 생물학 프로젝트에 생명과학 특화 모델 GPT-Rosalind 접근까지. 재미있는 비교가 있는데, 같은 프로그램에 Microsoft는 $60M, NSF는 $400M을 커밋했어요. OpenAI의 현금성 커밋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 모델 접근권이라는 자기 화폐로 국가 과학 인프라의 지분을 사는 구조예요. 역연방주의 칼럼에서 본 정부 전략의 과학 버전이라고 봐도 돼요.
해석: 수직 침투의 공통 문법
세 발표의 공통점을 추리면 이래요. 첫째, 진입점이 모델이 아니라 업무예요. 컨택센터의 통화, 환자의 검사 결과, 연구소의 시뮬레이션 — 각 업종의 핵심 워크플로우에 직접 붙어요. 둘째, 수치가 채점표 문법으로 나와요. 해결률 75%, 이관 15%p 감소, 생산성 2배 목표. 셋째, 배포에 사람이 따라가요. FDE, 의사 수백 명의 시나리오 검증, 국립연구소 연구자 온보딩. 5월 졸업 → 6월 재배치 → 7월 기본값화·채점으로 이어온 엔터프라이즈 시리즈의 관점에서 보면, 이건 5막이에요 — 벤더가 고객의 업종 안으로 이주하는 단계.
이렇게 볼 수도 있어요
유보 셋. 첫째, Presence의 75%·15%p는 자사 지원 라인에서 나온 벤더 수치예요. 자기 제품의 지원 문의는 자기가 제일 잘 아는 도메인이라, 일반화 가능성은 검증 전이에요. The Register가 인용한 Gartner 전망 — 2027년까지 고객서비스 AI 전환을 계획한 조직의 절반이 철회할 것 — 도 균형추로 둘 만해요. 둘째, Health는 타이밍이 공교로워요. 출시 전날 ChatGPT의 의료 조언이 위험했다는 소송이 제기됐어요. 3억 명의 수요와 소송 리스크는 같은 동전의 양면이고, "진단용 아님" 면책이 그 간극을 얼마나 메울지는 미지수예요. 셋째, 국가과학 커밋은 금액 대비 서사가 커요. $7M+크레딧은 MS·NSF 대비 소액인데 헤드라인 지분은 비슷하게 가져갔어요 — 잘 설계된 보도자료의 힘이기도 해요.
한국 개발자 입장에서
첫째, Presence는 국내 컨택센터 AI 시장에 직접적인 경쟁 신호예요. FDE+SI 배포 모델은 한국 대기업의 구매 방식과 잘 맞아서, 국내 CCaaS·상담 AI 업체들과의 수주 경쟁이 머지않았다고 봐요. 관련 제품을 만드는 팀이라면 "75% 해결률" 같은 채점표형 수치를 자사 기준으로 먼저 확보해 두는 게 방어가 됩니다. 둘째, Health는 당분간 미국 전용이지만 수요 신호는 국경이 없어요. 주간 3억 건의 건강 질문이라는 숫자는, 국내 의료법·개인정보 규제 안에서 안전하게 풀 수 있는 팀에게 열려 있는 시장의 크기이기도 해요. 셋째, 국가과학 딜은 "모델 접근권 = 전략 자산"이라는 공식을 보여줘요. 정부·공공 과제에서 글로벌 모델 벤더의 크레딧·접근권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흐름은 한국 R&D 예산 구조에도 곧 등장할 의제예요.
한 줄로 줄이면 — OpenAI는 이제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라 업종마다 지사를 내는 회사처럼 움직여요. 채점표, 플랫폼, 인력까지 한 묶음으로요. 다음 질문은 어느 업종이 다음 차례냐는 것뿐이에요.
근거가 된 소식: Introducing OpenAI Presence (The Register 보도), Launching Health in ChatGPT (TechCrunch 보도), Advancing the next era of national science
Claude Code, OpenCode 같은 AI 코딩 도구를 직접 쓰면서 AI 업계의 변화를 개발자 관점에서 기록합니다. 단순 번역이 아니라 써본 경험과 해석을 함께 남기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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